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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88 미국 취업비자 추첨 탈락하면 어떤 대안 있나

2024. 04. 11 이유리 미국 변호사





2024년 4월 초에 미국 단기 취업비자인 H-1B 추첨 발표가 있었다.

사상 최대인 78만884건이 접수됐지만 H-1B에 할당된 비자 숫자는 8만5000개뿐이다. H-1B 비자는 외국인이 미국에서 단기 체류하며 일하도록 허용한 비자이다.

체류 허가 기간은 3년이며 재심사를 통해 3년 연장하면서 최고 6년까지 미국에서 일할 수 있다. H-1B 비자 할당량이 매년 8만5000건으로 접수 건수에 비해 10% 선에 그쳐 대다수 신청자는 탈락하게 된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추첨에서 뽑히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이 과정에서 누가 보더라도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탈락해 절망하는 유학생이 많다.

필자는 이번 4월 8일 H-1B 추첨에서 탈락해서 미국 영주권 상담을 하려는 가족들의 연락을 몇 차례 받았다. 미국에서는 영주권 신분이 있어야만 자유롭게 체류하면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H-1B 비자를 받는 게 너무 어려워진 상황에서 매년 4월 마다 H-1B 탈락 후 영주권 수속을 진행하려는 사람들에게서 문의를 받는다.

미국 영주권은 크게는 결혼 및 가족 초청, 취업 이민, 투자이민 카테고리로 나뉜다. 미국 유학생이 현실적으로 영주권 획득을 고려해 볼 수 있는 부문은 투자이민이다.

2022년 미국 투자이민을 위한 법안(RIA)이 제정되면서 수속 기간도 빨라졌다. 미국 유학생들이 미국 투자이민을 많이 찾아보는 이유는 바뀐 법에 따라 투자이민으로 영주권을 기다리는 동안 영주권자에 준해 자유롭게 일하고 체류하는 노동허가카드(EAD)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이민을 신청함과 동시에 신분 조정을 접수하는 CONCURRENT FILING을 통해 이런 혜택을 받는다. 다만 미국 투자이민의 기본 투자금이 80만 달러로 오르면서 이를 진행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여력이 되지 않으면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한다. 비자 기간이 끝났는데도 미국에 체류하면 향후 더 큰 문제에 봉착해 영구적으로 미국에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취업을 원하는 자녀가 있다면 제일 급하고 필수적인 요소가 영주권이다. 미국 투자이민으로 유학생 자녀의 영주권 수속을 위해서는 한국에서의 투자금 증여 문제나 동시 접수 수속 과정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트럼프 정권과 바이든 정권 아래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춘 자녀라도 영주권 신분이 아니라면 취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안타깝지만 미국에 아이를 유학 보내려면 취업을 위해 영주권을 미리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유리 미국 변호사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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