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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주 전문가 칼럼

No.08범죄기록 있어도 미국 이민 갈 수 있을까

2023. 08. 11 이선경 법률위원





[이선경의 웰컴USA]
최근 서울 신림동과 서현역 등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한국 치안에 적색등이 켜졌다.

이와 함께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온라인상에 연이어 올라오면서 무장한 경찰 인력들이 주요 지역에 배치됐다. 위험 지역을 지도화해 알리는 웹사이트가 개설되자 하루 만에 5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선량한 시민을 향한 묻지마 흉악 범죄는 비단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이후부터 계속 흉기를 이용한 묻지마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도 총기를 이용한 무차별 난사 사건이 이어지면서 연방법원은 관련 범죄자에 사형선고를 내리기도 했다. 2007년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은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진 사건이었다.

범인이 다름 아닌 재미교포 조승희였기 때문이다. 조승희는 무차별 총기 난사로 무고한 32명의 생명을 빼앗고 29명을 다치게 했다.

전 세계 국가들이 이러한 묻지마 흉악 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많은 국가는 범죄 경력이 있는 타국인 입국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미국 이민을 신청하거나 미국 비자를 발급받을 때도 반드시 검증되어야 할 내용 가운데 하나가 바로 범죄 이력에 관한 것이다.

미국 법률상 ‘부도덕 행위(Moral Turpitude)’를 규정해 이민자를 추방하거나 방문자 입국을 거부할 때 기준으로 삼는다. 이러한 부도덕 행위에는 중대한 폭행이나 협박, 상해를 유발한 범죄, 무기를 사용한 범죄, 강도 및 절도, 동물 싸움, 근친상간, 음주운전 등이 있다.

그러나 ‘범죄 예외 법칙(Petty Offense Exception)’에 의해 단일의 가벼운 범죄 경력으로 미국 입국, 비자 발급, 혹은 이민을 거절하지는 못하도록 돼 있다.

미국 여행을 위해 ESTA(Electronic System for Travel Authorization)를 발급받을 때도 범죄 경력 여부에 관한 질문이 나온다.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주거나 타인 혹은 정부 기관에 심각한 손해를 끼친 범죄로 체포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이러한 질문에 “그렇다(Yes)”로 답한다면 ESTA는 거절될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모든 비자까지 다 거절될 것이라고 성급하게 해석할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다시 말해 ‘인터뷰를 통해 대면 검증을 거친 후 비자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라는 뜻으로 보는 게 좋겠다. 미국 이민 신청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이민, 비자, ESTA 신청 과정에서 범죄 경력과 관련해 문의하고 상담하는 고객이 많다. 음주운전, 성범죄, 의료법 위반, 보조금 관리법 위반, 변호사법 위반 등 범죄 경력 형태는 다양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범죄 이력이 무조건 거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범죄의 경중이나 성격에 따라 미국 이민법에서 어떻게 해석되며, 또 어떤 방식으로 소명해야 할지는 미국 이민 변호사나 전문가와 면밀히 상담할 필요가 있다.

음주 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이력이 있는 고객이 ‘여행/상용(B1B2)비자’를 발급받으려고 필자에게 상담해 온 적이 있다. 판결문과 범죄경력회보서 등을 통해 범죄 이력에 대해 자세히 상황을 설명하고, 미국 방문 목적, 그리고 특별히 미국에서는 범죄를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소명 등을 통해 결국 비자를 발급받게 한 사례가 있다.

그런데 범죄 이력이 있는데도 당장 ESTA를 발급받을 욕심 때문에 범죄사실을 은폐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답하는 사람이 왕왕 있다. 이는 엄연한 이민법 위반인데 적발되면 추방이나 영구 입국 금지 조치를 당할 수 있다.

ESTA 발급이 미국 입국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ESTA에 수집된 자료는 길게는 75년간 보관되기에 미국 입국 심사 과정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 거짓 진술이 밝혀지면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범죄 이력이 있다면 ESTA, 비자, 이민 신청 전에 반드시 미국 이민 변호사 혹은 전문가에게 먼저 조언을 구해야 할 것이다.



이선경 법률 위원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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