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미국투자이민, ‘공공 프로젝트’와 ‘법적 인프라 프로젝트’는 다르다


[이유리의 미국투자이민 키워드]

미국투자이민을 검토하다 보면 ‘공공 프로젝트’, ‘정부 참여 사업’, ‘인프라 프로젝트’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된다. 정부가 관여한다는 설명은 투자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정부 소유 부지에서 진행되는 사업과 미국 이민법이 정한 인프라 프로젝트는 의미가 다르다. 미국투자이민 전문 변호사로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차이를 법적 요건과 계약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공공사업으로 소개된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2022년 법이 별도로 규정한 인프라 프로젝트까지 같은 구조로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2022년 이전에 공공사업으로 홍보됐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업을 미국투자이민 개혁·청렴법(Reform and Integrity Act·RIA)에 따른 인프라 프로젝트로 볼 수는 없다. 반대로 새로운 법적 유형에 해당하더라도 사업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개별 사업을 평가하려면 당시 적용된 법률과 실제 투자 구조부터 확인해야 한다.

먼저 인프라 프로젝트라는 투자 유형을 도입한 주체는 미국 이민국이 아니라 의회다. 2022년 3월 제정된 RIA는 인프라 프로젝트의 정의를 이민법에 명시했으며 이민국은 해당 법률에 따라 개별 사업이 요건을 충족하는지 심사한다.

의회는 인프라 프로젝트에 연간 EB-5 비자의 2%를 별도로 배정하고 고용촉진지역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낮은 최소 투자금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26년 기준 일반 투자금은 105만 달러지만 적격 인프라 프로젝트는 80만 달러다. 이는 공공 기반 시설의 유지·개선·건설에 투자이민 자금이 유입되도록 유도한 제도적 장치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법이 정한 인프라 프로젝트는 무엇일까. 미국 이민법 INA 제203조(b)(5)(D)(iv)는 접수되거나 승인된 사업 계획에 포함된 자본투자 사업으로서 정부 기관이 사업을 관리하고 고용창출기관(JCE) 역할을 맡으며 리저널센터 또는 신규 영리기업(NCE)과 계약해 공공사업의 유지·개선·건설에 필요한 투자금을 받는 구조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정부 기관이 사업에 어떤 역할로 참여하느냐다. 사업 인허가를 내주거나 부지를 소유하고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는 사실만으로 법적 요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 기관이 사업 관리와 고용 창출 기관의 역할을 맡고 있는지, 투자금을 받는 계약은 어떻게 체결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 소유 건물을 민간 개발사가 임차해 재개발하는 사업을 생각해 보자. 시가 건물 소유자라는 사실만으로 EB-5 고용 창출 기관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계약 당사자와 자금 수취 주체, 사업 관리 권한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정부 소유 사업’이라는 설명이 ‘이민법상 인프라 프로젝트’라는 결론으로 이어지려면 그만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이민국은 이러한 요건을 어떤 절차에서 심사할까. 리저널센터가 제출하는 프로젝트 승인 신청서인 I-956F가 그 절차다. 인프라 프로젝트 해당 여부도 이 신청서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판단한다. 따라서 투자자는 ‘I-956F 승인받았다’라는 설명과 함께 해당 승인이 인프라 프로젝트 분류까지 포함하는지 승인 통지서와 관련 신청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 일반 프로젝트의 I-956F 승인과 인프라 프로젝트 해당 여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I-956F 승인받으려면 정부 기관의 이름이 들어간 사업 소개서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신뢰할 수 있는 경제분석, 투자 모집 및 계약 관련 자료 등을 제출해야 한다. 인프라 프로젝트로 인정받으려면 정부 기관의 법적 지위와 역할, 리저널센터 또는 신규 영리기업과의 계약, 공공사업에 대한 자금 사용 목적을 뒷받침하는 자료도 필요하다.

사업 계획에는 무엇을 건설하거나 개선하는지,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고 집행하는지, 사업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해야 한다. 경제분석에서는 투자자당 10개의 적격 일자리라는 EB-5 고용 창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 입증해야 한다. 공공성을 갖춘 사업이라도 투자이민의 고용 창출 요건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설명서와 청약 계약서, 조합·운영 계약서 등도 심사 자료에 포함된다. 주요 투자 위험과 이해 상충, 관련 소송·파산 사항, 모집 과정의 보수 등에 관한 법정 공시와 증권법 준수 관련 자료도 요구된다. 사업 계획에 명시된 자금 흐름과 실제 계약 내용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심사를 이해하는 사례로 보스턴 벙커힐 프로젝트를 살펴볼 수 있다. 국민이주의 벙커힐 공공 인프라 II 소개 자료에는 보스턴 주택청(Boston Housing Authority·BHA)이 고용 창출 기관으로 명시돼 있으며, 공공주택 재개발과 관련한 기반 시설 개선 사업이 설명돼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공공주택이라는 명칭보다 정부 기관이 실제 투자 구조에서 맡는 역할과 이민국이 인정한 사업의 범위다.

2026년 5월 26일 자 I-956F 승인서에는 이민국이 해당 고용 창출 기관의 인프라 프로젝트 수행에 관한 신청 내용을 승인한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일반적인 프로젝트 승인에 더해 인프라 해당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다. 같은 승인서에는 사업 계획과 경제분석, 투자 모집 서류 및 공시 등 심사 항목도 설명돼 있다.

투자자는 승인서의 내용뿐 아니라 해당 문서가 자신이 투자할 모집 단계와 투자회사에 적용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같은 벙커힐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더라도 이전 단계의 승인 실적이 후속 단계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인프라 인정은 법적 요건에 관한 판단이며 실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은 해당 단계의 계약과 상환 재원에 따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결국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사업을 부르는 이름보다 그 이름을 뒷받침하는 자료다. 인프라 프로젝트라면 법이 정한 정부 기관의 역할과 I-956F 심사 내용을 확인하고 투자금 회수에 관해서는 계약상 책임과 상환 재원을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

미국투자이민에서 영주권 취득 요건을 충족하는 구조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는 함께 살펴야 할 두 가지 핵심 과제다. 공공이라는 이름만으로 안심해서도 안 되지만, 서로 다른 시대와 계약 구조를 가진 사업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서도 안 된다. 투자 판단의 출발점은 프로젝트의 명칭이나 홍보 문구가 아니라 법적 요건과 계약 구조, 그리고 실제 상환 능력을 확인하는 데 있다.


출처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