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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03유학생 영주권은 없다

2023. 04. 27 이선경 법률 위원

[이선경의 웰컴USA] 우리나라 부모 교육열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것이다. 우리나라는 반세기 만에 국제사회로부터 원조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전했다.

차세대 교육을 위한 부모 희생이 우리나라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것에 반기를 들 사람은 누가 있겠나. 형태 변화가 있을지 모르나 그 교육열은 여전히 뜨겁게 이어진다.

지난 7년간 미국투자이민을 통해 미국 영주권 최다 수속 및 승인받은 국민이주㈜ 자체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미국 진출을 계획하는 7가지 이유 중 가장 높은 비율(37%)은 ‘자녀 교육 및 취업’ 때문이었다. 덧붙여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자녀 연령대는 점점 더 낮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예전에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미국 유학을 할 수 있는 길만 열어주었다. 하지만 요즘은 미국 유학과 영주권을 동시에 준비한다. 자녀 유학 생활 중 진학률 상승효과, 학비 절감, 장학금 혜택, 인턴, 취업, 사업 등에 유리한 신분을 보장해 좀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마련해 주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국내 M유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의대, 치대, 약대 진학을 위해 미국 내 학교 가운데 미국 영주권 혹은 시민권을 요구하는 곳은 98%에 달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2%의 학교에 진학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인턴, 레지던트처럼 수련을 위해서는 반드시 미국 영주권 혹은 시민권이 있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항공, 우주처럼 미국 국익과 보안과 관련된 학과에서도 반드시 미국 영주권 혹은 시민권을 요한다. 그래서 미국 유학을 생각한다면 이제 영주권은 필수사항이 된 셈이다.

최근 ‘유학생 영주권’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 문의한 사람에게 필자는 오히려 ‘유학생 영주권’이 뭐냐고 되물었다. 문의한 사람은 ‘유학생 영주권’이라는 이름만으로 유학생에는 미국 영주권이 당연히 주어지는 길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가족 초청이민, 둘째 취업이민, 셋째 투자이민을 통한 영주권 취득이다.

미국 유학생 비자를 근거로 미국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은 없다. 미국에서 유학하기 위해서는 F1 비자를 취득해야 하며 이는 비이민을 전제로 하는 비자이다.

즉 F1 비자는 학업을 목적으로 입국 및 체류할 수 있는 비자이며 학업이 끝나면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전제로 한다. 반면 영주권은 미국에 영주(永住)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는 비이민을 전제로 하는 F1 비자와 목적 자체가 상반된다.

미국 영주권을 획득하겠다는 목적만을 염두에 두고 F1 비자 목적과 특징을 등한시하면 이민법을 어기는 불법을 나도 모르게 저지를 수 있다. 그 불법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본인 몫임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2000년 초반까지 미국 내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던 불법이 있었다. 브로커를 통해 무연고 망자의 미국사회보장번호(Social Security Number)를 구매해 도용하는 것이었다.

대체로 만연해 200~300달러만 주면 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주권 인터뷰 때 발각돼 추방 명령을 받은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남몰래 시민권까지 취득했지만 발각될까 두려워 배우자의 영주권 신청을 못 하는 분을 본 적이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의아할 수 있겠지만 유사한 일들은 2023년 현재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한국 부모의 교육열을 악용한 허위, 과장 광고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면 10년 뒤 나도 이민법을 어긴 범죄자로 추방 명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더 나은 환경에서 질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 떠난 유학이 내 가족의 신분을 오히려 위협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민 혹은 비이민 비자를 통한 신분 변경에 관한 일 만큼은 반드시 보수적이고 철저하게 그 법을 따라야 한다. 미국 이민 변호사 혹은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

이선경 법률 위원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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