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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주 전문가 칼럼

No.02미국 진출 기업, 알맞은 ‘비자 선택’이 관건

2023. 04. 20 이선경 법률 위원





‘입국 목적’에 초점 맞춰야, B1B2는 상용·관광 목적→E2/L1 필요
중견기업 진출 희망 국가 1위는 ‘미국’…주재원 비자 대상은 한정적

[이선경 국민이주 법률위원] “미국에서 1년 정도 일할 생각인데, ESTA보다 B1B2(상용/관광)비자가 더 낫죠?”라며 비자 발급 수속에 관해 문의하는 분이 많아졌다. 미국에서 단기간 일을 하기에 3월간 미국 내에 체류할 수 있는 여행허가(ESTA)보다 최대 1년간 체류가 가능한 B1B2비자가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ESTA와 B1B2비자는 미국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비자다.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입국 목적에 맞는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 및 체류를 해야 한다. B1B2비자는 상용 및 관광 목적으로 미국에 일정 기간 체류할 수 있는 비이민 비자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비자를 가진 사람은 미국 내에서 일하거나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입국해 체류할 수 없다. B1B2비자는 상용 목적도 포함하는데 어떻게 일하는 것이 불법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B1B2비자가 허용하는 범위의 비즈니스는 학술, 교육, 전문직업 혹은 컨벤션 참석, 계약 협상 등을 말하는 것이지 직접 일을 하거나 급여를 받는 것은 그 범위를 넘는 행위다.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일해 돈을 벌 수 있는 비자는 따로 있다. 주재원 비자로 알려진 E2 혹은 L1비자다. 하지만, 요건이 다소 까다로워 이를 충족하여 보낼 수 있는 인력은 매우 한정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경제실 중견기업정책과에서 발표한 중견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견기업이 희망하는 신규 진출 국가들 중 1위는 단연 미국이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다량의 대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하면서 관련 중견기업의 관심이 더 많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필요 인력들을 미국에 충분히 입국시켜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비자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한계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하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주재원 비자를 주는 대상은 미국 경제에 이바지할 기업을 정착하고 활성화할 만한 최소인력이다. 이러한 최소한의 인력만 외국에서 들이고 그 외 인력은 미국 내에서 해결하여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미국 이민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몇몇 중견기업들은 미국 진출에 필요한 인력에게 B1B2비자가 가장 적합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미국진출을 앞둔 중견기업들은 노동자에게 B1B2비자를 받아오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중견기업들이 노동자에게 불법을 권유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그들이 불법적 의지를 갖고 의도적으로 노동자들에게 부담을 안겼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단순히 B1B2비자에 포함된 상용 목적을 곡해하여 노동자 개인에게 B1B2비자 발급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엄연한 불법이고, 적발될 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뤄야 할 것이다. 그 책임은 이민법을 어긴 개인뿐만 아니라 불법을 권유하고 이용한 기업들에게도 분명히 물을 것이다.

이러한 최근 현상을 바탕으로 기업들에게 조언하자면 미국 진출을 계획하는 기업들은 최소한의 인력들만 주재원 비자를 받아 미국내 기업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시키고, 나머지는 미국 내에서 구인해 교육 및 훈련을 통해 인력을 양성하고고용해야 한다. 별도의 교육과 훈련이 필요 없는 한국에 기존 인력들을 B1B2비자로 미국에 들여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는 없다.

미국 내에서 B1B2비자로 일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개인은 섣불리 B1B2비자를 신청하기보다 전문가와 상황에 맞는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미국으로 진출하려는 기업들 또한 기업 사정에 맞게 적절한 수의 주재원과 적합한 비자를 부여받아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전문가와의 상담을 추천한다.



이선경 법률 위원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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